여성 조소담 대표 | 닷페이스
페이지 정보
본문
"침묵을 깨고 그래도 할 수 있는 이유를 찾아내야 하고, 찾아내는 사람이 리더이고 창업가라고 생각해요."INTERVIEWEE : 조소담 대표, 닷페이스 (새로운 상식을 만드는 미디어)
안녕하세요. 우리가 살아갈 세상을 다르게 만들 미디어, 닷페이스 대표 조소담입니다. 2016년 10월 미디어 창업 이후 6년째 닷페이스를 운영하면서 동세대에 꼭 읽어내야 하는 이야기들을 전하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일이나 직함으로만 저를 소개하기 아쉬운데, 별달리 소개할 말이 없기도 하네요. 좀 더 덧붙여 보자면, 제 닉네임 '썸머'는 청소년 문고 '그리운 메이 아줌마'라는 소설의 주인공 이름에서 따왔습니다. '사랑을 가득 담은 통 같은 어른'이 되고싶어하는 아이의 이름입니다.
닷페이스는 우리 사회에 변화가 필요한 지점들을 이야기하는 미디어입니다. 사회 변화를 열망하는 밀레니얼 세대를 위한 이야기가 부족하다고 생각하고, 젠더, 기후위기, 노동, 장애 등의 이야기를 좀 더 가깝게 전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열망의 크기가 커질수록 닷페이스도 함께 커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닷페이스는 주로 영상 언어로 이야기를 전하는 일을 해왔는데요. 페이스북을 거쳐 요즘엔 유튜브, 이메일, 닷페이스 웹사이트 (dotface.kr)을 통해 주로 소통하고 있습니다. 여러 채널을 중복해 셈하면, 40만 가량이 닷페이스의 이야기를 받아보고 있어요.
3. 창업을 결심하게 된 계기, 혹은 이유는 무엇인가요?
물 흐르듯 창업을 하게 되었습니다. 아주 큰 결심 때문이라기보다는 선택에 선택이 꼬리를 물어 정신 차리고 보니 법인 도장을 파고 있었어요. 주변에 함께 작당을 해보고 싶은 좋은 동료들이 있었고, 시도해볼 수 있는 기회가 있었고, 당시 테스트베드로 페이스북에 팠던 페이지가 갑자기 큰 호응을 얻으면서 성장하기도 했습니다. 3월 강남역 사건을 다룬 영상이 확산되면서 채널이 크게 성장했고, 이후 7월 퀴어 문화축제에서 성소수자 부모 모임의 프리허그 영상을 올리면서 영문 버전 영상은 500만 조회수가 나오기도 했어요. 이런 흐름을 타보자 싶었고, 기성 미디어에 들어가기보다는 내가 있는 자리에서 새로운 시도를 하는 게 더 많은 배움을 얻을 수 있겠다 생각했어요.
4. 당신을 오싹하게 만든 사건사고가 있다면? 해결하는 과정에서 어떤 배움을 얻었나요?
입주해있던 곳에서 급하게 사무실을 나와야 했던 때가 있었어요. 그때 급하게 대학 강의실부터, 공동육아 협동조합 지하 강연장까지 여러 곳을 수소문해서 일주일 안에 임시 사무실로 이사를 했었습니다. 여러 가지 운영 상의 리스크를 미리 예상해두지 못해서 대처할 때, 필요한 것보다 훨씬 더 많이 에너지를 썼던 것 같아요. 자금 조달과 운영에 관한 부분들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문제를 예상하는 게 필요하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5. 창업 과정에서 소소하더라도 행복감을 느낀 경험이 있나요?
자주 행복한데요. 닷페이스를 고등학교 때 보던 독자가 닷페이스와 지금은 같이 일하고 있어요. 우리 미디어가 쌓아온 이야기들이 누군가의 어떤 시간에 큰 영향을 미치고, 가치관을 만드는데 도움이 되었다는 것이 뿌듯했고요. 보통은 온라인에서만 만나는 독자들을 실제로 밖에서 만날 때도 행복합니다. 하이파이브하고 가주시거나, 버스에서 마주쳤는데 뭐라도 서로 주고 싶어서 갖고 있던 리본을 손목에 묶어주거나 했던 적도 있어요.
2017년 닷페이스 1.0 시절의 사진
6. 당신의 오아시스, 어떤 것으로부터 영감 혹은 에너지를 얻나요? 그 이유도 알려주세요.
비슷하게 회사를 만들고 운영하고 있는 여성 대표들, 회사 밖 동료들을 보면서 영감을 얻습니다. 새로운 일을 꾸리고, 더 나은 조직문화를 고민하면서, 서로 이런저런 사소한 고민들과 취약함을 털어놓을 수 있는 관계가 있어서 큰 힘이 됩니다. 평소에는 가만히 있는 시간을 좋아해 밤에 자기 전 초를 켜 두고 바라보는 시간을 갖는다거나, 아침에 창밖 나무를 한참 동안 보며 앉아 있는 식으로 뇌를 쉬게 합니다.
7. 당신에게 과거에 다녀올 수 있는 타임머신 탑승권을 드립니다.(탑승 거부 불가!) 어느 때로 가고 싶고, 가서 무엇을 하고 싶은지, 이유와 함께 알려주세요.
제가 창업하고 얼마 되지 않았을 때, 본가에서 살고 있었어요. 그때 방이 좁아서 책상을 둘 공간을 더 넓히고 싶기도 했고, 편히 자는 건 별로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해서 침대를 뽀개 반쪽 짜리로 만든 적이 있었어요. 나름의 비장함이었는데, 어리석었죠. 잘 자고, 잘 쉬고, 잘 일하는 게 중요하다는 걸 아는 지금과는 달리 그때는 뭔가 비장하게 계속 고민하고 힘주고 살아야 할 것 같았어요. 그때로 돌아가서 침대를 다시 돌려놓고 잘 자라고 해주고 싶습니다.
8. 당신이 생각하는 ‘창업가정신'은 무엇인가요?
제가 생각하는 창업가정신은 용기를 내는 거예요. 사람들이 안 된다고 하거나, 시도가 좌절되거나, 자기조차 자신을 의심할 때가 있습니다. 동료들이 힘 빠진 상태로 서로 소통이 줄어들 수도 있고요. 그럴 때 침묵을 깨고 '그래도 할 수 있는 이유'를 찾아내야 하고, 찾아내는 사람이 리더이고, 창업가라고 생각해요. 용기와 낙관을 가지고 계속 성장하는 시도를 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생각합니다.
#낙관주의 #용기 #성장
9. 당신이 생각하는 ‘혁신'은 무엇인가요?
제가 생각하는 혁신은 사람들의 상식이 달라지는 것입니다. 지금 사회의 디폴트 값을 새로운 버전으로 업데이트하는 게 혁신이라고 생각해요. 닷페이스는 새로운 상식을 찾는 여정을 만들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예전에는 재판부가 강간당한 여성에게 강간한 가해자와 결혼을 주선하기도 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인가 싶죠? 무엇이 가해이고 피해인지에 대한 정의도 개인들의 인식이 바뀌고, 사회가 바뀌면서 계속 업데이트되고 있고요.
IPCC 보고서가 현재 6차까지 나왔는데 1차 보고서에는 인간이 기후에 영향을 미친 게 아닐까 의심하는 정도로 원래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기후위기를 인간이 가져왔고, 이걸 어떻게 하면 막을지를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개인이 생각하는 디폴트 값을 바꾸고, 사람들 간의 대화를 바꾸고, 사회를 바꾸는 일이 혁신이라고 생각합니다.
#새로운_상식 #개인의_변화 #사회의_변화
10. 당신 회사의 핵심가치와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닷페이스는 핵심 가치 세 가지로 용기, 현실, 진정성을 꼽습니다. 현실에 느끼는 무력감을 뒤로하고, 현실을 '마주하기로 결심하는' 용기가 닷페이스의 핵심 가치입니다. 그 현실을 전할 때 진정성을 갖고 정말 이 이야기는 필요하다, 전할 이유가 있다-고 생각하는 것들을 담으려 노력합니다. 우리 미디어가 전하고자 하는 이야기의 진정성을 우리가 스스로 의심하지 않을 수 있도록 열심히 일하고 있습니다.
11. 당신 회사의 조직문화를 소개해주세요, 중요하게 보는 포인트는?
닷페이스에서는 대화가 일이 됩니다. 커뮤니케이션이 많고, 그 커뮤니케이션이 자연스럽게 일로 이어지는 문화를 갖고 있어요. 온라인 퀴퍼도 휴식 시간에 이야기했던 아이디어를 돌아와서 바로 슬랙 채널 #생각과작당 채널에 올리면서 시작되었어요. 회의를 할 때도 발산형 회의와, 수렴용 회의를 나눕니다. 발산형 회의는 아이디어를 마구 발산하고 함께 이야기하는 사람의 범위가 넓으면 좋은 회의입니다. 수렴용 회의에서는 결정 권한이 있는 사람이 참여하고, 발산 회의에서 나온 이야기를 갈무리합니다.
개인의 성장을 주목하고, 독려합니다. 3개월 신규 온보딩이 끝나는 시점에 '강점 피드백'을 해주는 문화가 있습니다. 내 눈으로 알기 어려운 내 강점을 다른 동료의 시선으로 발견할 수도 있다는 전제 하에, 상대의 강점을 업무 역량, 커뮤니케이션, 일 리드 스킬 등으로 나누어 피드백을 줍니다. 납득할 수 있고, 정확하고, 자신도 몰랐던 강점을 좀 더 구체화된 언어로 주변 사람에게 듣는 게 굉장히 좋은 경험이라는 피드백이 있었어요. 더 당부하고 싶은 부분은 '동료의 기대와 요청'이라는 테마로 이야기하고, 피드백이 부정적 경험이 되지 않도록 하고 있습니다.
12. [PR타임] 우리 회사 깨알 자랑해보기
망원동에 있습니다. 망원동엔 맛집이 많고, 비건인 동료가 좀 더 행복한 점심시간을 가질 수 있습니다. 이직해 온 동료가 '이렇게 사람 스트레스가 없는 조직이라니 너무 놀랍다'라고 이야기했습니다. 동료들과 인간적인 교류를 할 수 있고, 사회에 관심을 가지고 좋은 대화를 할 수 있는 사람들과 함께 일할 수 있습니다.
13.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라는 속담이 있습니다. 당신 회사가 성장하는 데 있어서 어떤 도움들을 받았는지?
우연히 만난 닷페피플이 해주셨던 하이파이브에 잃었던 기력을 다시 찾았습니다. 기꺼이 카메라 앞에 앉아 이야기 나눠 주시는 모든 분들께 감사합니다. 이야기를 전할 수 있는 기회를 주신 많은 분들, 어디서도 하지 않았던 이야기들을 카메라 앞에서 용기 있게 꺼내 주시는 분들이 있어서 닷페이스가 있을 수 있어요. 그 이야기를 듣고, 주변에 함께 이야기하자고 권유하고, 자기가 선 자리에서 주변의 3m부터 바꿔나가려고 시도하시는 모든 분들께 감사해요.
단체로서는, 닷페이스의 시작을 만들어준 메디아티 분들께 감사합니다. 닷페이스 돈 벌어야 한다고, 같이 일하자고 제안해주신 협력사 분들께 모두 감사합니다. 여자가 야망이 있어야 한다고 깨우쳐 준 범서파에게 감사합니다. 자신의 삶이 현장이라고 느끼는 수많은 활동가 분들, 서로에게 용기를 주는 자리에 서있어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14. 스타트업계 대변인이 된 당신 : 스타트업의 필요성과 옹호를 위한 명쾌한 답변!
스타트업이란 말에서 제가 좋아하는 속성과 싫어하는 속성이 모두 들어있습니다. 저는 도전하고, 불가능해 보이는 일을 시도하고, 혼자가 아니라 함께 어떤 일을 이뤄내는 과정 자체를 좋아해요. 스타트업은 어떤 면에서는 그런 일을 경험할 수 있게 해주는 곳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15. 후배 혹은 동료 창업가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
누군가 그런 이야기를 해주셨는데요. 어차피 모든 회사는 망한다. 100년 운영하고 망하든 10년 운영하고 망하든. 미션을 수행하고 있느냐-가 중요한 거라고 얘기해 주시더라고요. 결과도 중요하지만, 현재에 더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해주셨어요. 그 이야기가 인상적이어서 공유하고 싶습니다.
16. 땅땅!⚖ 당신을 코스포라는 스타트업 연대체 리더로 임명합니다. 무엇을 해보고 싶으세요?
저는 닷페이스로 충분합니다...! 미디어 관련 창업을 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을 좀 더 발굴하고 키워주신다면 좋겠어요.
17. 코스포가 다섯 살이 되었습니다! 간질간질~ 코스포 칭찬 타임
코스포 축하드립니다! 이런 멋진 인터뷰를 준비해주시다니 감동이에요.
18. 코스포에서 어떤 경험을 하셨나요? 아주 작은 것도 좋아요. 없다면 앞으로 하고 싶은 경험!
아직 잘 모르겠지만, 코리아 스타트업 중 대표적인 미디어 스타트업으로 소개될 수 있다면 좋겠네요!
19. 위 질문과 관계없이 당신이 정말 더하고 싶은 ‘질문’과 그에 대한 답을 부탁드립니다.
없다면 당신의 인터뷰를 읽은 분에게 아무말 대잔치
이렇게 긴데 끝까지 읽어주셨다니요. 그렇다면 닷페이스에 관심이 생기셨을 테지요? 하실 수 있는 일이 세 가지 있습니다.
첫 번째, 닷페이스를 유튜브 구독하실 수 있어요.
두 번째, 닷페이스 웹사이트에서 기사를 읽고 피드백을 남기고, 뉴스레터를 구독하실 수 있어요. 닷페이스가 하는 모든 프로젝트와 콘텐츠 관련 소식을 주간으로 받아보시게 된답니다.
세 번째, 닷페이스를 응원하고 키워주고 싶다면 닷페피플 멤버십을 시작하실 수 있어요. 감사합니다.
- 이전글강지영 대표 | 로보아르테·롸버트치킨 21.09.29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