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테크 이승건 대표 | 비바리퍼블리카 · 토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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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도달한 미래를 모두가 향유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죠."INTERVIEWEE : 이승건 대표, 비바리퍼블리카 (누구에게나 가깝고 상식적인 금융, 토스 서비스)
창업 10년 차 토스팀 리더 이승건입니다. 유능하고 멋진 1,000명의 팀원들과 함께 금융의 새로운 미래를 그리는 즐거운 날들을 보내고 있습니다.
2. 당신이 창업한 ‘스타트업’을 소개해주세요.
토스는 금융이 얼마나 간편하면서도 안전할 수 있는지에 대한 상상력을 현실로 바꾸어 놓는 회사입니다. 2015년 공인인증서 없는 간편 송금 서비스를 우리나라에 처음 내놓으면서 알려졌고요, 이후 무료 신용 조회, 카드・계좌 조회, 결제・대출・투자・보험 등 소비자의 금융생활을 더욱 편리하게 하는 다양한 서비스를 만들며 성장해왔습니다. 이제는 일상에서 금융이 필요한 모든 순간 찾아갈 수 있는 플랫폼이 되었어요. 토스 고객 수는 현재 2000만 명을 넘어섰고, 토스증권・토스뱅크(예정) 등을 론칭하면서 전통 금융 분야에서도 혁신을 불어넣고 있습니다.
3. 창업을 결심하게 된 계기, 혹은 이유는 무엇인가요?
창업하기 전에는 치과 의사였습니다. 사회에서 좋은 시선으로 봐주는 직업이었고, 아픈 환자들을 돌보는 것은 보람 있는 일이었어요. 그렇지만 무언가 중요한 것이 빠져 있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더 많은 사람들의 삶을 더 낫게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늘 있었어요. 대한민국의 모든 사람들, 나아가 전 세계인의 삶에 긍정적인 변화를 미칠 수 있는 일을 하고 싶다는 결론에 도달했죠. 그런 넓은 범위의 혁신은 기술로만 가능하다고 생각했고요. 이것이 창업을 결심하게 된 계기였습니다. 공보의 생활을 마친 바로 다음날 사업자등록을 했습니다.
이후 수년간 무수히 많은 실패를 경험했습니다. 저는 KFC 창업자 커넬 할랜드 샌더스를 좋아하는데요. 샌더스가 KFC를 창업했을 때 나이가 예순여덟이었습니다. 토스를 세상에 내놓기 전 가장 힘들었을 때 제 나이가 서른셋이었어요. 샌더스에 비하면 35살이나 어렸죠. 다시 말하면 35년 더 실패해도 괜찮다는 거잖아요. 그를 보면서, 실패하는 것을 두려워하지도 크게 좌절하지도 않게 되었어요.
4. 당신을 오싹하게 만든 사건사고가 있다면? 해결하는 과정에서 어떤 배움을 얻었나요?
어릴 때는 평생 오래오래 건강하게 잘 살 것 같았어요. 그런데 어느 순간 죽음에 대한 공포를 느끼게 되었어요. 인생이 정말 짧고, 죽을 때쯤에는 지난 수십 년간이 마치 5분 10분처럼 느껴질 수 있겠구나 싶었죠. 그러고 나니, 매 순간 후회하지 않고 살아야겠더라고요. 애플 창업자 스티브 잡스가 2005년 스탠퍼드대 졸업식 연설에서, ‘나를 계속 이끌어온 힘은 바로 내가 하는 일을 사랑했다는 사실’이라고 이야기했는데, 거기서 큰 울림을 얻었죠. 저도 하고 싶은 일을 찾았고 용기를 냈습니다. 그게 창업이었어요. 그래서 어떤 어려움이 오더라도 담담하게 헤쳐나갈 수 있게 된 것 같아요.
5. 창업 과정에서 소소하더라도 행복감을 느낀 경험이 있나요?
떡볶이를 정말 좋아해요. 특히 팀원들과 같이 떡볶이를 먹으면서 서로 공감하고 연대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을 때는 정말 행복합니다. 제가 하는 일, 토스가 하는 일이 어쩌면 ‘소수 의견'일지 모른다고 생각했는데, 팀원들이 저와 같은 생각을 하며 저를 믿어주고 있다고 느낄 때 든든합니다.
작은 오피스텔에서 서너 명이 등을 맞대고 일하다 라면 끓여 먹던 처음을 되돌아보곤 하는데요. 작은 시작이었지만, 세상에 정말 큰 변화를 일으켰다는 사실을 되돌아볼 때 또한 행복합니다.
6. 당신의 오아시스, 어떤 것으로부터 영감 혹은 에너지를 얻나요? 그 이유도 알려주세요.
7. 당신에게 과거에 다녀올 수 있는 타임머신 탑승권을 드립니다.(탑승 거부 불가!) 어느 때로 가고 싶고, 가서 무엇을 하고 싶은지, 이유와 함께 알려주세요.
<월든>이라는 책을 쓴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오두막에 방문하고 싶습니다. 그 책에 보면 호숫가 숲 속을 지나가던 사람이 그냥 들러 담소를 나누는 내용이 나오는데요. 저도 그 책에 기록되고 싶어요. 소로는 저와는 정반대의 기질을 가진 사람이기 때문에, 그를 한번 보고 이야기를 듣고 경험해 보고 싶어요. 지금 제가 모르는 어떤 것을 느끼게 해 줄 수 있을 것 같아요.
8. 당신이 생각하는 ‘창업가정신'은 무엇인가요?
‘세상에 풍요를 공급하는 것'이 창업가정신이라고 생각합니다. 다시 말하면 상품과 서비스를 통해 사회에 공헌한다는 의지일 겁니다. 물론 기업이 지 가능하기 위해서는 돈도 벌어야겠지만, 창업의 본질은 세상이 필요로 하는 걸 풍요롭게 공급하는 것이라고 봅니다.
#풍요 #공헌 #의지
9. 당신이 생각하는 ‘혁신'은 무엇인가요?
제가 생각하는 혁신은 ‘일부에게만 가능하던 것을 세상 사람 모두가 할 수 있게 만드는 것'입니다. 세상에 없던 것을 만들어내거나 불가능한 것을 가능하게 만드는 것만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그런 혁신은 드물지요. 일부만 들을 수 있었던 음악을 모두 듣게 만들고, 일부만 쓸 수 있던 고급 택시를 모두가 경험할 수 있게 만든 사례가 더 유의미한 혁신이라고 봅니다. 이미 도달한 미래를 모두가 향유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죠.
#모두 #이미_도달한_미래 #향유
10. 당신 회사의 핵심가치와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토스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는 ‘고객중심적 사고(Customer centric)’입니다. 모든 결정은 고객 관점에서 이익이 되는지를 기준으로 삼습니다. 성장이나 매출 등의 지표보다 어떻게 하면 고객에게 최고의 경험을 줄 수 있는지를 고민합니다. 간편 송금을 비롯해 토스가 제공하는 모든 서비스는 공급자 중심으로 돌아가던 기존 금융업을 소비자 중심으로 바꾸고 있고, 그 덕분에 많은 고객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고 생각해요. 토스에서는 쉽게 결론이 나지 않는 문제가 있다면 언제나 ‘사용자에게 가장 좋은 방향은 무엇인가' 하는 질문으로 돌아갑니다.
11. 당신 회사의 조직문화를 소개해주세요, 중요하게 보는 포인트는?
높은 역량과 도덕성을 갖춘 인재를 채용하고, 그렇게 채용된 팀원에게는 모든 정보를 투명하게 공유하고 자율과 책임을 부여하는 것이 토스라는 조직을 운영하는 대원칙입니다. 수평 문화의 핵심은 영어 호칭이나 캐주얼한 복장으로 달성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정보에 대한 접근 권한이 구성원 간에 얼마나 동등한가에 달려있습니다. 토스팀의 정보 공유 원칙은 ‘연봉 정보를 제외한 모든 정보를 공유한다'는 것인데요. 모든 팀원이 모든 사안, 즉 다른 팀의 업무나 회사 전체의 전략 등에 대해 알고 있어야, 매 순간 더 나은 의사결정을 할 수 있고 조직에 대한 참여감과 행복이 커진다고 생각합니다.
12. [PR타임] 우리 회사 깨알 자랑해보기
토스팀은 매일 아주 빠르게 커나가고 있어요. 작년(2020) 상반기에만 해도 400명 남짓했던 팀이 1년 새 3배로 커서 지금은 1200명이 일하는 커뮤니티가 되었어요. 매주 10~20명씩 새로운 분들이 팀에 합류합니다. 매일매일 새로운 회사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왜 이렇게 채용을 많이 하느냐' 고 묻는 분들도 있습니다만, 저는 토스가 앞으로도 훨씬 더 큰 규모의 팀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토스가 꾸는 꿈의 크기가 커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올해만 해도 토스증권이 성공적으로 론칭했고, 곧 토스뱅크가 출범을 앞두고 있습니다. 금융의 불편한 순간들을 해결해 가겠다는 꿈을 실현해 나가다 보니, 팀이 계속 확장되어 나갈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13.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라는 속담이 있습니다. 당신 회사가 성장하는 데 있어서 어떤 도움들을 받았는지?
지금의 토스가 있기까지 정말 많은 분들의 도움이 있었지만, 단연 토스 팀원 모두가 가장 큰 공신입니다. 출중한 역량과 주인의식을 가지고 함께 달려와 주신 동료 팀원들 덕분에 늘 영감을 얻습니다. 사용자는 급격히 불어나는데 매출은 내지 못해 동동거렸던 순간을 포함해 그동안 토스의 가능성을 믿어준 많은 투자사에도 감사합니다. 덕분에 어려운 시절을 견뎠고, 성장의 경험을 함께 나눌 수 있었습니다.
14. 스타트업계 대변인이 된 당신
시대와 상관없이, 우리나라의 새로운 경제 성장 동력은 늘 창업이었습니다. 나라 경제를 위해서 뿐만 아니라, 대기업 조직문화에 새로운 대안을 제시한다는 측면에서도 스타트업의 등장은 늘 반가운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더 많은 부모님들이 자녀의 창업 혹은 스타트업 합류를 추천하는 시대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15. 후배 혹은 동료 창업가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
기회가 닿을 때마다 드리는 말씀이지만, 좋아하는 일을 하세요! 좋아하는 일을 찾았다면, 인내와 끈기가 중요합니다. 사업을 처음 시작하는 단계에도 어려움이 있지만, 어느 정도 성장의 궤도에 올랐다고 생각한 순간에도, 이제는 자리를 잡았다고 생각하는 그 순간에도 무수한 난관을 마주치게 되는 것이 창업가의 삶입니다.
스타트업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전환될 수 있는 대규모 마케팅 캠페인을 해보고 싶습니다. 스타트업에서 얼마나 멋지고 흥분되는 일들이 벌어지는지 널리 알리고 싶어요. 창업하거나 스타트업에 합류하는 걸 주변에서 ‘철없다' ‘고생길이다' 라며 만류하기도 하지만, 소중한 경험과 인연을 얻는 것은 물론이고 정말 큰 부자가 되고 세상에도 큰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지 보여드리고 싶네요.
17. 코스포가 다섯 살이 되었습니다! 간질간질~ 코스포 칭찬 타임
코스포는 그동안 스타트업이 왜 필요하며 우리나라에 어떠한 긍정적인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는지 정부와 산업계에 알리는 중책을 맡아 왔습니다. 이를 통해 정부가 거대한 경제・산업의 변화를 추진할 때 하나의 대안으로 스타트업을 고려하게 됐고, 지금은 하나의 흐름이 되었습니다. 규제로 어려움을 겪는 소규모 스타트업들에게는 대변인이 되어주셔서 큰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앞으로 코스포가 5대 경제단체에 속하는 그날까지 응원합니다.
18. 코스포에서 어떤 경험을 하셨나요? 아주 작은 것도 좋아요. 없다면 앞으로 하고 싶은 경험!
코스포 의장사로서 정부 당국과 만나 여러 산업 규제에 관해 회의하는 자리가 있었습니다. 특히 아주 작은 스타트업들이 규제의 벽에 부딪치는 경우에 대해 의견을 드려야 했는데요. 당시 코스포 멤버들이 산업 분야가 서로 다른 다섯 개 스타트업이 처한 어려움에 대해 마치 자기 회사 일인 것처럼 소상히 설명하셨던 일이 기억에 남습니다. 첨예한 현안에 대해 전문적이고 구체적인 내용을 모두 알고 계셨을 뿐만 아니라, 꼭 규제가 바뀌어야 한다는 간절함이 전달되어 감동을 받았습니다.
19. 위 질문과 관계없이 당신이 정말 더하고 싶은 ‘질문’과 그에 대한 답을 부탁드립니다.
없다면 당신의 인터뷰를 읽은 분에게 아무말 대잔치
저는 다른 무엇도 아닌 기업이 세상을 바꾼다고 믿습니다. 1933년 영국에서 여성의 참정권이 처음으로 인정받게 되었는데요. 더 일찍도, 더 늦게도 아닌 1933년이었던 이유는, 그로부터 15년 전쯤 세탁기가 상용화되었기 때문입니다. 세탁기의 개발은 여성을 가사 노동으로부터 해방시켰고, 여유 시간을 얻은 여성들은 공장에서 일해 돈을 벌고 사회 운동에 참여해 참정권을 주장할 수 있는 자유를 갖게 되었습니다. 인류의 삶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것은 세탁기를 대중에 보급한 밀레와 같은 기업들입니다. 저는 우리나라가 혁신 기업가들의 천국이 되기를 꿈꿉니다. 혁신가들이 실패에 대한 두려움 없이 사회에 필요한 것들을 만들기 위해 끝없이 시도하고, 기업가들은 이를 산업으로 일으켜 사회에 변화를 만들어 내는 세상이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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