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권신구 대표 | 21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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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불구하고 반복적인 실행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INTERVIEWEE : 권신구 대표, 21그램 (반려동물 장례 서비스)
안녕하세요. 꿈을 현실로 만드는 것에 진심인 창업가, 21그램 권신구입니다.
현재 반려동물 장례 서비스에 주력을 다하고 있는 저는 지금의 21그램을 창업하기 전엔 건축가였습니다. 언뜻 보면 접점이 없을 것 같지만, 제가 생각하기에 건축가와 스타트업 창업가의 기질은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해요. 바로 꿈을 현실화 시킬 수 있다는 것인데요. 꿈을 하나하나 현실로 만들어가는 것의 희열이 저를 창업가의 길로 이끌었습니다.
21그램은 국내 최초로 반려동물 장례 서비스에 브랜딩을 도입한 스타트업입니다. 반려동물과 사람의 외모는 다르지만 영혼의 무게는 같다는 점에서 사명을 21그램으로 정했고, 차별 없는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의지를 담았습니다. 현재는 반려동물 장례 서비스에 집중하고 있지만, 곧 반려동물과 보호자의 건강한 삶과 아름다운 이별을 위한 통합 케어 서비스로 반려동물 산업을 리딩하고자 하는 것이 최종 목표입니다.
3. 창업을 결심하게 된 계기, 혹은 이유는 무엇인가요?
창업 이전에 건축가로 7년을 지냈습니다. 건축설계는 매력적이었지만 마음 한편에 자리한 아쉬움은 ‘늘 다른 사람의 꿈을 실현하는 일’이라는 점이었어요. 나의 꿈을 만들어보고 싶다는 마음을 키워가던 차에 반려동물 장례식장 설계를 맡게 되었고, 이를 계기로 21그램 창업에 뛰어들게 되었습니다. 당시 부모님과 함께 살며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었지만 반려동물 장례에 대해 경험한 적도 없고 들어본 적도 없었어요. 생소했기에 사전답사를 적극적으로 진행했고, 열악한 실태에 충격을 먹었습니다. 그때 제가 갖고 있는 건축 경험을 바탕으로 반려동물 장례산업과 문화를 바꿔보고 싶다는 꿈이 생겼죠. 좋은 장례 공간을 만들어 많은 보호자들이 좋은 경험을 하게 되면 반려동물 장례산업과 문화가 성장하리라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함께 근무하던 대학 동기이자 현재 코파운더로 함께 하고 있는 이윤호 이사와 의기투합해 2014년 10월, 21그램을 설립하게 되었습니다.
4. 당신을 오싹하게 만든 사건사고가 있다면? 해결하는 과정에서 어떤 배움을 얻었나요?
2018년 1월, 반려동물 장례산업의 정보 비대칭을 해결하고자 국내 최초로 반려동물 장례 중개 서비스(O2O)를 시작했습니다. 3년간 반려동물 산업을 경험했기에 장례 중개 서비스에 확신을 갖고 뛰어들었죠. 2017년 와디즈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5천만 원과 매칭펀드 투자를 유치했고, 곧바로 3억 원의 시드 라운드 투자유치를 완료했습니다. 5명이었던 팀원은 금세 15명으로 늘어났고 회사 사무실도 넓은 곳으로 옮겼고요. 모든 팀원이 새로운 서비스의 성공에 확신을 갖고 있었고, 마케팅에도 과감한 투자를 했습니다.
그러나 시장의 반응은 냉담했고, 2년 만에 서비스를 종료하게 되었습니다. 서비스의 의도가 아무리 좋아도 시장과 소비자가 원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배웠습니다.
5. 창업 과정에서 소소하더라도 행복감을 느낀 경험이 있나요?
창업 초기에 21그램의 사업 철학과 방향에 확고한 의지를 갖고 있었지만 보호자분들께도 그러한 진심이 닿을지, 또 우리가 가고 있는 방향이 맞는지 늘 고민스러웠습니다. 마침 저희 21그램 장례식장에서 아이를 보낸 보호자분이 당시의 심정과 감사하다는 말을 글로 길게 적어 보내주신 적이 있습니다. 아, 우리가 잘 가고 있구나. 그때 느끼게 된 것 같습니다. 정말 말로 다 할 수 없는 큰 행복과 뿌듯함, 나아가 성취감도 맛본 경험이었죠.
최근에서는 장문의 전화나 문자로 떠난 아이의 장례를 담당해 주신 장례 지도사분께 고마움을 표시해 주시는 보호자분들도 계시고, 오프라인 행사에 참여할 때 21그램을 이용하셨다는 보호자분께서 당시 느낀 감동을 잊지 않으시고, 감사하다는 인사와 함께 해당 인원 모두에게 음료를 전달해 주신 경험도 있습니다.
21그램을 통해 보호자분들이 받은 위로의 경험이 반려동물 장례문화를 성숙하게 하고, 장례 산업 뿐만 아니라 반려동물 문화를 바꿀 수 있다는 점에서 21그램의 역할에 자부심을 느끼게 되는 것 같습니다.
반려동물스타트업 IR행사 모습(2018년)
6. 당신의 오아시스, 어떤 것으로부터 영감 혹은 에너지를 얻나요? 그 이유도 알려주세요.
21그램을 창업한 해에 결혼을 하고, 시드 라운드 투자유치를 받은 해에 첫째가 태어났습니다. 그리고 시리즈A 라운드 투자유치를 받자마자 둘째가 세상 밖으로 나왔죠. 우연의 일치겠지만, 제겐 의미가 큽니다. 저의 오아시스는 가족입니다. 5살과 2살인 아이들이 하루가 다르게 커가는 모습처럼 21그램의 성장도 이와 닮아가길 바랍니다.
7. 당신에게 과거에 다녀올 수 있는 타임머신 탑승권을 드립니다.(탑승 거부 불가!) 어느 때로 가고 싶고, 가서 무엇을 하고 싶은지, 이유와 함께 알려주세요.
2019년, 21그램이 가장 힘들었던 데스벨리 시절로 돌아가고 싶습니다. 당시 장례중개서비스 중단을 선언하고 10명에 가까운 팀원들이 한꺼번에 퇴사하게 되었습니다. 새로운 사업의 방향이 도무지 보이지 않았고, 코파운더와 심각하게 21그램의 폐업을 고민했어요. 과거를 다녀올 수 있다면 그때로 돌아가서 힘들어하고 있는 저와 코파운더에게 곧 모든 게 잘 해결돼서 투자유치도 받게 된다고 귀띔해주고 싶습니다(웃음).
8. 당신이 생각하는 ‘창업가정신'은 무엇인가요?
제가 생각하는 창업가정신은 ‘실행력’이라고 생각합니다. 대부분의 창업가가 그렇지만 처음 시작은 패기가 넘치고 자신만만합니다. 그러나 처음 시작하다 보니 실패를 두려워하게 되고 완벽한 전략과 준비에 집착하게 되죠. 스타트업의 특성상 대부분의 실행은 실패로 돌아가고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반복적인 실행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실패하더라도 실행을 계속하면서 가설을 입증하고, 작은 성취들을 반복해서 만들어내야 장기적인 성장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실행력 #실패 #회복
9. 당신이 생각하는 ‘혁신'은 무엇인가요?
제가 생각하는 혁신은 ‘관찰을 통한 개선’입니다. 혁신이 새로운 것이라고 생각하고 집중하기 시작하면 완전히 다른 것 내지는 낯선 무언가를 찾기 바쁘게 됩니다. 그런데 그런 서비스나 제품은 결국 소비자에게도 낯설고 어려운 것일 확률이 높습니다. 그러나 익숙한 것의 작은 불편함부터 해소하고 개선되면 그전까지 발견하지 못했던 새로운 불편함을 찾게 되고 그것이 반복되면 더 크고 중요한 혁신의 기회를 마주하게 될 확률이 높아진다고 봅니다.
#관찰 #개선 #반복
10. 당신 회사의 핵심가치와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공감을 통한 위로’입니다. 펫로스의 영역은 심리학적으로도 명명되는 만큼, 결코 가볍지 않습니다. 일상에서 보호자가 미리 이별을 준비하고, 이별한 후에는 회복의 과정을 거쳐 보호자가 일상으로 복귀하는 여정까지를 '위로'라고 정의하고 있습니다. 반려동물 장례는 개인적이거나 가족적인 경우가 많아 주변의 구체적인 도움을 받기 어렵기 때문에, 반려동물 장례에 대해 정확하게 분석하고 보호자의 상황에 공감하여, 구체적이고 효과적인 위로의 방법을 제시하는 것이 21그램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11. 당신 회사의 조직문화를 소개해주세요, 중요하게 보는 포인트는?
새로운 아이디어에 대한 높은 실행력을 유지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모든 구성원이 새로운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아야 하며 감당할 수 있는 작은 실패의 경험이 누적되어야 합니다. 이를 통해 실패가 단순히 괴로운 일이 아니라, 다음 도전을 할 수 있는 자양분이라는 것을 깨닫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것이 나아가 조직의 실행력이라고 생각하고, 또 21그램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조직문화입니다.
2019년말 스타트업 IR행사. 발표도 자주하니 자연스러워지고 있다.
12. [PR타임] 우리 회사 깨알 자랑해보기
반려동물 장례산업과 문화의 혁신을 위해 21그램 모든 구성원이 매일 노력하는 것이 회사가 나아가는 원동력입니다. 현재 반려동물과 보호자의 행복하고 건강한 삶을 위한 21그램 케어센터를 준비 중이며, 더 큰 성장을 위한 본격적인 채용도 준비 중입니다. 많은 관심과 지원을 부탁드립니다.
13.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라는 속담이 있습니다. 당신 회사가 성장하는 데 있어서 어떤 도움들을 받았는지?
우선, 21그램이 창업했던 2014년 당시에는 반려동물 장례에 대한 관심이 굉장히 낮았습니다. 또 보호자분들께 장례 정보를 말씀드리면 무작정 화부터 내는 경우가 있을 정도로 반려동물의 죽음에 대해 외면하고 싶어 하는 분들이 매우 많았습니다. 그렇기에 무엇보다 좋은 장례 서비스에 대한 필요성에 대한 홍보가 필요했고, 반려동물과 관련 있는 신문매체를 찾아다니며 조언을 구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지금은 수의사 신문을 대표하는 매체로 성장한 데일리벳의 이학범, 윤상준 대표님도 당시에는 사업초기였던 걸로 기억하는데 갑작스럽게 연락드리고 찾아갔는데도, 21그램의 철학과 사업 방향을 좋은 기사로 담아주셔서 큰 도움이 되었던 기억이 납니다.
14. 스타트업계 대변인이 된 당신 : 스타트업의 필요성과 옹호를 위한 명쾌한 답변!
추석 연휴에 어르신들의 덕담으로 창업을 권하게 될 만큼 국내 스타트업의 환경이 좋아진 것은 사실입니다. 특히 정부 지원 사업을 통한 창업과 초기 기업의 투자 환경은 매년 크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창업 후 본격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좋은 인재 영입이 매우 중요합니다. 그래서 근무환경이 안정적이지 못한 스타트업에 좋은 인재들이 입사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제도적인 방안이 꼭 필요합니다. 뿐만 아니라 M&A와 IPO를 통한 스타트업 졸업의 생태계가 매우 중요합니다. 현실적으로 국내에서 스타트업의 IPO가 힘든 상황에서 M&A통한 인수합병이 활성화되지 못한다면 국내 스타트업의 성장 추세는 꺾이고 말 것이고 결과적으로 좋은 스타트업의 창업과 좋은 인재들의 스타트업 입사는 불가능한 일이 될 것입니다. 초기 기업의 좋은 인재 확보를 위한 지원과 엑싯의 활성화를 위한 세제지원 및 혜택에 대한 지원을 부탁드립니다.
15. 후배 혹은 동료 창업가에게 하고싶은 이야기?
오늘도 회사의 성장과 혁신을 위해 뜬 눈으로 밤을 새우는 스타트업 창업자와 예비창업자 여러분 모두를 존경합니다. 우리의 노력과 희생으로 세상이 좀 더 살기 좋고 아름다운 곳이 될 것이라고 믿습니다. 모두 끝까지 포기하지 말고 이뤄냅시다~!!!
몇일 밤세고 설계발표를 마친 후 몰골(건축가를 꿈꾸던 건축학 석사시절)
16. 땅땅!⚖ 당신을 코스포라는 스타트업 연대체 리더로 임명합니다. 무엇을 해보고 싶으세요?
매일 스타트업 대표 한 분씩 뵙고 소주 한잔하며 말 못 할 힘든 얘기들을 들어주고 싶습니다.
17. 코스포가 다섯 살이 되었습니다! 간질간질~ 코스포 칭찬 타임
코스포 5주년을 축하드립니다. 앞으로 국내 스타트업의 건강한 경쟁과 성장을 위해 더 노력 부탁드립니다.
18. 코스포에서 어떤 경험을 하셨나요? 아주 작은 것도 좋아요. 없다면 앞으로 하고 싶은 경험!
2018년 8월, 명동의 더함에서 개최했던 ‘코스포 비즈니스데이’에서 IR을 했던 기억이 납니다. 당시 플랫폼 사업 시절 회사를 알리고 싶은 떨리는 마음에 무대에 올랐고 당시 김봉진 의장님께서 ‘21그램은 좋은 기업이고 앞으로 잘 될 것 같다.’라고 얘기해 주셔서 큰 용기가 났던 기억이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19. 위 질문과 관계없이 당신이 정말 더하고 싶은 ‘질문’과 그에 대한 답을 부탁드립니다.
없다면 당신의 인터뷰를 읽은 분에게 아무말 대잔치
코로나로 모두가 어렵고 힘든 시기를 지나고 있습니다. 힘내라는 덕담이 위로가 되지 못할 만큼 길고 긴 ‘사회적 거리 두기’의 시간입니다. 그래도 꼭 힘내자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분명 지나갈 시련의 시간이지만 되도록 빨리 지나가길 담담한 마음으로 기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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