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강지영 대표 | 로보아르테·롸버트치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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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행하고 확인하고 수정한다."INTERVIEWEE : 강지영 대표, 로보아르테 (로보틱키친을 활용한 치킨 조리 및 판매)
1.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로봇 F&B 회사인 로보아르테의 대표 강지영입니다.
2021년의 자기소개라면 응당 TMI와 MBTI를 포함해야 하지 않겠나, 그런 생각이 드는군요.
대학에 입학하고 나서 사귀었던 남자친구의 누나가, 외국계 회사의 HR부서에 다니고 있었습니다. 그 누나가 동생의 여자친구가 어떤 사람인지 궁금했는지, 회사에서 쓴다는 MBTI 검사지를 가지고 왔었지요. 저는 당시 ENTP가 나왔고, 그 언니가 자신의 남동생과 저를 번갈아 보면서 흐뭇하게 웃던 표정을 잊을 수가 없네요. 10년도 훨씬 넘은 지금도 ENTP 성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한결같은 사람이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로봇으로 치킨을 튀기는 브랜드 "롸버트치킨"을 기획, 운영하는 회사 "로보아르테" 입니다. 저희 회사는 2018년 9월 5일 설립되었고, 만 3년이 되었습니다.
ROBOT을 뜻하는 로보(ROBO)와 그리스어로 '최상의'라는 뜻을 가진 아레테(ARETE)를 합쳐서 ROBO ARETE 라고 이름을 지었습니다. 로봇으로 최상의 경험을 선사하고 싶어서 창업을 했거든요. 그러나 아레테라고 발음할 때 "래 인가요 레인가요 태 인가요 테인가요" 이 질문을 계속 받을 것 같아서 발음하기 쉽게 로보아르테 라고 사업자 등록을 했습니다.
현재 로보아르테는 4개 매장 직영을 하고 있고, 9월 중 5번째 매장을 오픈하게 됩니다. 직영으로 매장 운영 노하우 및 치킨 로봇 최적화를 달성하게 되면, 빠르면 2021년 11월, 늦으면 2022년 초 프랜차이즈업으로 진출할 계획입니다.
3. 창업을 결심하게 된 계기, 혹은 이유는 무엇인가요?
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했지만, 예능PD를 하고 싶어 했던 주변에서는 좀 이상하게 보는 사람이었습니다. 결국 PD는 되지 못하고 증권사 IB에서 M&A와 ECM 업무를 했으나, 더 모험적인 일을 하고 싶어서, 그 이후 초기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VC를 하기도 했습니다.
지금은 누구나 의아해하는 결정이었던 "창업"을 하게 되었죠.
"그 좋은 VC를 하다가 왜 창업을 하셨어요?!" 라는 질문을 3년간 참 많이 들었습니다.
그 질문의 답은 "사업이 힘든지 몰랐기 때문이다." 입니다.
심사역일 때 콘텐츠 스타트업들을 많이 검토했습니다. 좋아해서였죠, 콘텐츠 범주의 모든 것을. 저는 로봇으로 치킨을 튀긴다는 이 BM을 콘텐츠로 접근했었습니다.
"로봇으로 치킨을 튀겨서 드론으로 배달을 보내면, 상당히 멋지지 않아?"
...그러나 실제는 그렇지 않더군요.
팀원에게 월급을 주고, 전기세를 내고, 막힌 화장실을 뚫고, 협력사와 분쟁이 생기고, 건물주한테 잔소리를 듣고, 이런 일들은 "스타트업을 할 거야!" 라는 결심을 하는 시점에서는 전혀 알 수 없는 일들이었습니다.
하, 맞아요. 사업이 이렇게, 이렇게! 힘든지 몰랐기 때문에 창업을 했습니다.
4. 당신을 오싹하게 만든 사건사고가 있다면? 해결하는 과정에서 어떤 배움을 얻었나요?
거의 2억 정도를 들여서 만든 설비가 있었는데, 받지 못했습니다. 계약했던 공장은 60대 어르신 3분이 하는 곳이었고, 열의가 남달랐습니다. 저는 (순진했기 때문에) 의심 없이 그들을 믿었습니다. 그러나 납기일이 한참을 지났는데도 완성은커녕 아직도 설계를 손보고 있었고, 계약서 문구를 이야기하면서 법을 이야기하면 "업계에서는 이런 일 많아!"라고 오히려 호통을 쳤습니다.
내용증명도 왔다 갔다 하고 우여곡절 끝에 설비를 받으려 했는데, 설비에 유치권 행사를 걸어버리더군요. 결국 그 설비는 받지 못했습니다. 돈과 시간을 날린 거죠. 계약서상 갑은 저희 회사이지만, 실제 비즈니스에서는 저희는 철저하게 을인 것을 경험하고 나서, 좋게 이야기하면 이성적으로 변했고, 나쁘게 이야기하면 타인을 믿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5. 창업 과정에서 소소하더라도 행복감을 느낀 경험이 있나요?
1) 논현동에 1호를 오픈했을 때, "결국은 하긴 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2) 최근 본사의 팀원들과 모여서 점심을 먹는데 한 테이블에서 다 같이 먹지 못하고 몇 명은 회의실, 몇 명은 식탁 이렇게 나눠서 먹었습니다. '회사의 비전에 공감하는 사람이 이렇게나 많아지다니'라는 생각에 벅차올랐습니다.
3) 바쁜 중에도 짬 내서 웨이트를 하는데, 그 시간이 많이 행복합니다.
6. 당신의 오아시스, 어떤 것으로부터 영감 혹은 에너지를 얻나요? 그 이유도 알려주세요.
BTS, 하성운, 페퍼톤스
덕질이 저 에너지의 원천입니다.
7. 당신에게 과거에 다녀올 수 있는 타임머신 탑승권을 드립니다.(탑승거부 불가!) 어느 때로 가고 싶고, 가서 무엇을 하고 싶은지, 이유와 함께 알려주세요.
고등학교 1학년 말로 가서 이과로 가지 않고 문과로 가는 선택을 하겠습니다.
부모님은 제가 의사가 되기를 원하셨는데 그래서 수능도 이과로 봤었지요, 그러나 결국 돌고 돌아 경영학과를 나오게 되었고, 저는 정말 경영을 하고 있네요.
학교생활이 즐겁기도 했지만, 내 적성을 외면하면서 부모님을 만족시키기 위해 자연계열로 진학하는 결정을 했던 그때의 강지영을 생각하면 30대의 강지영의 마음이 너무 아픕니다. 그래서, 고등학생이 되어서, 제가 하고 싶어 했던 선택을 하고 싶어요.
8. 당신이 생각하는 ‘창업가정신'은 무엇인가요?
내가 생각하는 창업가정신은 "실행하고 확인하고 수정한다"입니다.
실행력과 유연함, 융통성이 같이 있어야 훌륭한 창업가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실행력 #유연함 #융통성
9. 당신이 생각하는 ‘혁신'은 무엇인가요?
내가 생각하는 혁신은 "시장을 만드는 것"입니다.
플레이어가 나 하나인 필드를 시장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그러나 나 외의 다른 플레이어들이 생기면 우리는 "시장이 생겼다"라고 표현합니다.
없던 것을 만들었는데, 심지어 거기서 자본의 흐름이 생기다니, 그것을 혁신이라고 하지 않을 이유가 있을까요?
#시장 #개척 #Pioneer
10. 당신 회사의 핵심가치와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빠른 실행] 입니다. 시간은 유한한데 탁상에서 논쟁만 할 수 없습니다.
맞다고 생각되면 대표인 저한테 의견을 개진하고, 제 동의가 있으면 바로 실행하면 됩니다.
어차피 책임은 대표인 제가 질테니, 팀원들은 빠르게 실행해주면 됩니다.
11. 당신 회사의 조직문화를 소개해주세요, 중요하게 보는 포인트는?
대표 눈치 안 보고 출퇴근 문화를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저희 회사는 9~10시 사이에 자유롭게 출근하고 6~7시 사이에 퇴근을 하는데, 9시에 칼같이 와서 집중해서 일하고 6시에 칼같이 퇴근하는 직원들을 보면 굉장히 뿌듯합니다.
12. [PR타임] 우리 회사 깨알 자랑해보기!
제가 나이가 제일 많습니다. 상당히 젊은 회사라는 이야기이죠.
13.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라는 속담이 있습니다. 당신 회사가 성장하는 데 있어서 어떤 도움들을 받았는지?
저는 '스바'라는 모임의 일원입니다. 스타트업바스켓볼어소시에이션 이어서 SBA 입니다.
심사역이던 시절 스바의 매니저로 들어가게 되면서 저는 많은 스타트업 대표님들과 친밀한 관계를 맺을 수 있었습니다. 그러다 제가 정말로 창업을 하게 되었을 때, 스바의 멤버 중 한 분이 제 어깨를 잡고 하시던 말씀이 잊히지 않네요.
"너 이제 ㅈ됐다"
(이런 말을 인터뷰에 써도 되는 것인지, 정녕 되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이 말이 너무 강렬하게 남아있습니다)
힘들었던 창업과정의 고난을 먼저 경험한 스바의 멤버들이 있어서, 제가 A라는 문제에 직면했을 때, 이미 그들은 겪었던 일이기에 답을 바로바로 얻을 수 있었습니다. 단체 카톡방에서 "휴.."라고 만 해도 "야 나와 술 먹자"해주면서 멘탈 케어도 해주셨고, 사업에 필요한 분들도 먼저 소개해주시곤 했습니다.
스타트업바스켓볼어소시에이션
14. 스타트업계 대변인이 된 당신 : 스타트업의 필요성과 옹호를 위한 명쾌한 답변!
애플, 삼성, 테슬라, 아마존 그 모두가 처음에는 스타트업이었습니다. 스타트업 없이 글로벌 기업은 존재할 수 없습니다.
15. 후배 혹은 동료 창업가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
창업가 여러분, 이러나 저러나 뭐라 뭐라 해도 건강이 최고입니다. 회사 그 자체이신 창업가 여러분들이 건강해야 회사도 건강합니다. 적절한 운동과 휴식, 적절한 테라피로 건강을 지킵시다.
창업 초기 1호 직원 김용식님과 미국 출장
16. 땅땅!⚖ 당신을 코스포라는 스타트업 연대체 리더로 임명합니다. 무엇을 해보고 싶으세요?
SJF, GMF같은 페스티벌을 좋아합니다. 코스포 내의 스타트업 구성원들만 참여할 수 있는 페스티벌을 열고 좋아하는 뮤지션들 공연 원 없이 보고 듣고 싶네요. 너무 사심 채우는 답변인 것 같아 죄송합니다.
17. 코스포가 다섯 살이 되었습니다! 간질간질~ 코스포 칭찬 타임
대표를 하면서 느끼는 여러 가지 감정 중, 많은 대표님들이 동의하실 감정이 "외로움"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회사를 다니던 시절, 불평불만도 많았지만 그래도 조직이 주는 "소속감" 때문에 매일을 버틸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코스포 덕분에 "소속"이라는 느낌을 가질 수 있어서 참 좋습니다. 잘 모르는 문제가 생겼을 때 물어볼 수 있다는 점부터, 업계의 목소리를 대신해서 크게 내주신다는 점까지 참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아직도 가입 안한 스타트업들이 있는 것 같은데, 이렇게 좋은데 왜 안 하는지 참~
18. 코스포에서 어떤 경험을 하셨나요? 아주 작은 것도 좋아요. 없다면 앞으로 하고 싶은 경험!
아직 회사가 작아서 정회원이 아닌데, 하루빨리 회비 많이 내는 코스포 회원사가 되고 싶습니다.
19. 위 질문과 관계없이 당신이 정말 더하고 싶은 ‘질문’과 그에 대한 답을 부탁드립니다.
없다면 당신의 인터뷰를 읽은 분에게 아무말 대잔치
치킨은 로봇이 서비스는 사람이! 롸버트치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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